코카-콜라 수집을 시작하고 싶다면? 4가지만 기억하자!
2020. 3. 11
코카-콜라 병, 캔, 달력, 시계... 코카-콜라는 지난 134년간 수많은 제품들을 만들어왔다. 오랜 역사만큼이나 수집의 역사 또한 깊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코카-콜라 기념품을 수집하는 것이 일생의 '열정'이 되기도 한다.
코카-콜라를 주제로 카페, 식당, 박물관을 차린 사람, 코카-콜라를 수집해 기네스북에 오른 사람 등 다양한 콜렉터들이 전 세계에 존재한다. 코카-콜라 기념품을 모으게 된 계기와 이유는 각양각색이지만, 코카-콜라를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하나로 통한다.
1974년 비영리단체로 설립된 코카-콜라 콜렉터스 클럽(The Coca‑Cola Collectors Club)의 경우 미국, 유럽, 호주 등 전 세계 40개 이상의 지부가 있을 정도다.
하지만 이제 막 코카-콜라 수집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은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들에게 실질적인 팁을 제공하기 위해 과거 코카-콜라 헤리티지 커뮤니케이션 수석 책임이었던 필 무니(Phil Mooney)를 만나 조언을 구했다. '걸어 다니는 코카-콜라 백과사전'이라 불리는 그는 35년간 코카-콜라 기록 보관을 담당했다.
(35년간 코카-콜라 기록 보관을 담당했던 前 헤리티지 커뮤니케이션 수석 책임 필 무니(Phil Mooney))
1. 공부하라
무언가를 제대로 시작하고 싶다면, 제대로 아는 것이 먼저다. 코카-콜라 수집도 마찬가지다. 어떤 아이템이 있고, 그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 파악할 수 있을 만큼 정보력을 가져야 한다.
알란 페트레티(Allan Petretti)가 쓴 '코카-콜라 수집품 가격 가이드(Petretti's Coca‑Cola Collectibles Price Guide)'라는 책을 보면 코카-콜라 트레이의 가격이 최상급은 37,000달러 정도지만, 상태가 좋지 않으면 1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사실에 조금 놀랄 수도 있겠다.
특히 이베이(eBay)는 수집을 시작하는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이다. 전 세계 콜렉터들의 아이템을 확인할 수 있고, 관심 있는 아이템은 알림 설정까지 해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좋은 방법은 다른 콜렉터들과 사귀는 것이다. 정보를 교환하고, 대화를 나누면서 얻는 기쁨은 수집 이상의 즐거움이 되기도 한다. (국내에도 코카-콜라 콜렉터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다양한 온/오프라인 모임이 존재하는데, 이들은 매년 다양한 행사와 이벤트, 모임, 벼룩시장 등을 연다.)
(일산에서 열린 코카-콜라 콜렉터즈 페어에서 한 콜렉터가 자신의 수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2. 집중할 분야를 선택하라
다음으로는 관심 있는 분야를 뾰족하게 정하는 것이다. 13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만큼, 코카-콜라 수집품의 종류도 매우 방대하다. 두서 없이 이것저것 모으기보다 자신만의 컨셉을 잡으면 목표 의식도 뚜렷해지고, 좀 더 재미있게 수집할 수 있다.
코카-콜라의 모든 것을 다 알 순 없겠지만, 특정 분야에 있어서 만큼은 전문가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심지어 이탈리아에는 오직 코카-콜라 '캔'만 수집해서 기네스북에 오른 사람도 있다.
(코카-콜라 캔 수집으로 2015년 기네스북에 등재된 데이비드 안드레아니(Davide Andreani))
필 무니는 "연필, 펜, 성냥갑만 모으는 사람도 있었고, 책이나 메뉴얼 등 종이와 관련된 것만 모으는 사람도 봤다."며 천천히 시간을 들여 자신이 좋아하고, 또 꾸준히 할 수 있는 분야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스스로가 달력이나 포스터 등 그래픽 디자인에 매력을 느끼는 것인지, 코카-콜라 병 디자인에 매력을 느끼는 것인지 아는 것이다.
예컨대 '코카-콜라 병'만 해도 굉장히 범위가 넓다. 알루미늄 보틀 혹은 유리 병으로 좁힐 수 있고, 그 다음 한정 기념판, 컨투어 병, 앤티크 병 등으로 좁힐 수 있다.
만약 한정 기념판으로 정했다면 '기념하는 것'이 올림픽인지, 월드컵인지, 맥도날드나 버거킹 등 고객과의 파트너십인지, 역사적인 모멘텀인지도 선택할 수 있다. (앞서 "스스로 먼저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던 이유가 더욱 공감이 갈 것이다.)
3. 예산과 공간을 미리 계획하라
수집에 쓸 수 있는 '예산'과 '공간'을 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수집을 할 때 우선순위를 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판기는 굉장한 레어템이지만, 비쌀뿐더러 공간도 많이 차지하기 때문에 몇 개씩 살 수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콜렉션을 위해 내가 선반을 사용할 것인지, 작은방 전체를 꾸밀 것인지 등을 정하면 수집을 훨씬 더 체계적으로 할 수 있다.
(애틀랜타 코카-콜라 본사에 있는 기록보관소에 있는 1950년대 코카-콜라 자판기)
가장 쉽고, 인기 있는 아이템은 코카-콜라 컨투어 보틀이다. 상대적으로 값싼 가격에 여러 국가와 도시에서 생산되기 때문이다. 국내만 하더라도 매년 다양한 한정판들이 출시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해외여행을 갈 때마다 마트에 들러 그 나라의 매력이 담긴 컨투어 보틀을 손쉽게 사 모을 수도 있을 것이다.
4. 예산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최고의 것을 구매하라
무엇을 수집하든 자신이 찾을 수 있는 한, 가장 최상의 상태를 자랑하는 아이템을 구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중고 거래를 할 때도 흠집이 있거나, 상태가 좋지 않은 것은 가치가 떨어지는 것을 생각해보자.)
처음에는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사람들이 거래하는 방식을 그저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콜렉터들이 모이는 모임과 행사에 참가해보고, 사례들을 모니터링하는 등 '좋은 수집'은 탄탄한 '자료 수집'에서 나온다는 것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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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 무니와 인터뷰를 마치기 전, 그가 35년간 코카-콜라에 근무하면서 모았던 수집품 중 가장 아끼는 것이 무엇인지 문득 궁금해졌다. 그는 자신이 그려진 코카-콜라 병을 보여줬다.
"코카-콜라 125주년 기념 행사에서 예술가가 제 모습을 코카-콜라 병에 그려줬어요. 세상에 하나뿐인 병이죠. 코카-콜라 근속 35주년을 기념해 회사에서 받은 병도 잊지 못해요. 저는 보스턴에서 자랐고, 레드삭스 팀의 광팬인데요. 모든 레드삭스 선수들의 사인이 담긴 펜웨이파크 100주년 기념 병을 받았어요. 이보다 더 특별한 병이 있을까요? 감동 그 자체에요."
행복한 웃음을 짓는 무니의 모습을 보며 수집의 본질은 결국 '추억'이자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예쁜 아이템으로 가득 채우는 수집이 아니라 마음이 행복해지고, 추억을 간직할 수 있는 수집을 시작할 수 있길 바라며… 이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