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트 모양 저수지를 아시나요? 김해 산본, 관동마을 이야기 (김연아 내레이션)

2020. 1. 17


경남 김해시 진례면에는 하트 모양 저수지가 있다. 저수지 모양만큼이나 저수지를 둘러싼 산본, 관동 두 마을의 이야기도 특별하다.

물 부족을 겪던 산본, 관동마을

진례면 위, 아래에 위치한 산본, 관동마을은 주민들끼리 형제처럼 지내며 조상대대로 각별한 우정을 나눠왔다. 화목했던 마을에 갈등이 일어나기 시작한 것은 저수지 물이 부족해지면서다.

진례면은 예로부터 고도가 높은 지역에 위치해 지표수가 항상 부족했다. 그래서 일찍이 저수지가 발달했고, 지금의 저수지도 70여년 전 주민들이 직접 파서 만들었다.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서 저수지가 제 기능을 잃기 시작했다는 것.

산본마을 저수지는 퇴적물이 쌓여 물 저장 능력이 부족했고, 관동마을 저수지는 주변에 계곡이 없는 등 지리적 단점으로 다른 곳에서 어렵게 물을 끌어오거나, 비가 올 때마다 물을 간신히 모아야 했다.

물이 부족한 곳에 물을 공급하는 코카-콜라의 물 환원 프로젝트, 두 번째 마을로 2019년 산본, 관동마을이 선정된 이유다.

하트 저수지의 탄생, 나눔의 물길

두 마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코카-콜라, WWF 코리아, 한국생태환경연구소 담당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해결책은 위쪽 산본마을 저수지를 넓혀 저수량을 늘린 후, 수로를 내어 아래쪽 관동마을 저수지와 물을 나누는 것이었다.

산본마을은 물이 많아져서 좋고, 관동마을도 어렵게 물을 끌어오지 않아도 되니 좋았다. 두 저수지를 연결하는 것은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만큼 어려움도 있었지만, 물을 나누며 상생한다는 마음처럼 저수지 모양도 하트로 완성됐다.

(하트 모양으로 완성된 산본 저수지. 애칭도 ‘하트 저수지’라고 붙여졌다.)
 

(위쪽 산본 저수지(하트 저수지)의 물은 수로를 거쳐 아래쪽 관동 저수지로 흘러가게 된다.)
 

두 마을에 흐르는 물이 늘어나면서, 마을에도 활력이 돌기 시작했다. 풍부하고 깨끗해진 물 덕분에 농사도 전보다 훨씬 더 수월해졌다. 물이 부족해 농사를 포기해야 할 때도, 주민들끼리 실랑이를 벌일 때도 있었지만, 이제는 땀 흘려 지은 농사가 풍성한 수확으로 이어질 것이란 단단한 믿음이 생겼다.

(관동 저수지의 가을 풍경. 깨끗해지고 풍부해진 물 덕분에 가을 농사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수확의 결실을 나누다

실제 지난 가을, 무사히 수확을 마쳤다. 관동마을 주민들은 산본마을 주민들을 초대해 마을 잔치를 열었다. 풍성해진 물 덕분에 한 해 농사를 잘 지을 수 있었던 만큼, 수확한 것들을 다 같이 나누기 위해서다.

“고마운 사람들과 함께 나눠먹는 것은 농사의 기쁨이자 보람”이라고 이야기하는 관동 주민들과 “서로 돕고 사는 건 당연하다”라고 말하는 산본 주민들의 모습에서 따뜻함과 배려, 남다른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관동, 산본마을 물 나눔 수확 축제 현장. 주민들의 환한 웃음에서 돈독한 우정을 느낄 수 있다.)
 

(김해 산본, 관동마을 다큐멘터리 내레이션을 맡은 김연아가 주민들이 보내준 단감을 받고, 인증샷을 보내왔다. “맛있게 잘 먹을게요~”)
 

하트 저수지가 더 특별한 이유는 두 마을의 배려와 양보, 협력이 있어 가능했기 때문이다.

오늘도 산본, 관동마을 주민들은 물을 나누면서 삶의 터전을 나누고, 그 속에서 사랑과 우정을 나누고 있다. 물을 나누는 것은 결국 사랑을 나누는 일이라는 것. 하트 저수지가 말해주고 있다.
 

* 첫 번째 시례마을, 두 번째 산본, 관동마을에 이어 앞으로도 코카-콜라 물 환원 프로젝트는 계속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