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해도 진품 트로피를 가질 수 없다? FIFA 월드컵 트로피에 대한 흥미로운 사실 16가지

2018. 5. 13

올해 FIFA 월드컵 트로피를 들어 올릴 주인공은 누가 될 것인가!?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이 다가오면서, 누가 우승을 차지하게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런데 트로피 자체만 두고 봐도 상당히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다는 사실! 총 16가지로 정리해봤다.

1. 18k 금으로 만들어졌다.

FIFA 월드컵 트로피는 높이 36cm, 총 무게 6.175kg이며, 18캐럿 금 5kg으로 제작됐다. 초록색 부분은 공작석으로 만들어졌다. 

2. 트로피는 두 사람이 지구를 들어 올린 모습을 나타낸다.

월드컵 트로피는 두 명의 축구 선수가 승리의 순간을 만끽하며, 지구를 들어 올리고 있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월드컵이 전 세계인이 즐기는 최대의 스포츠 축제임을 트로피를 통해 느낄 수 있다.

3. 트로피 하단에 우승국 이름이 적혀있다.

매 대회마다 우승국 이름과 해당 연도의 숫자가 트로피 하단에 있는 17개 명판에 그 나라의 언어로 새겨진다. 이를테면 ‘2006 Italia’, ‘2014 Deutschland’ 식이다. 1974년부터 현재까지 총 11개의 우승국 이름이 새겨져 있으며,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을 기점으로 12번째 우승국이 새겨질 예정이다. 2038년에 명판이 모두 차게 되는데, 그 이후 새로운 트로피가 탄생할 가능성도 있다.

4. 지금의 트로피가 최초의 트로피는 아니다.

첫 번째 월드컵 트로피는 프랑스 조각가 아벨 라플뢰르(Abel LaFleur)가 디자인한 것으로, 승리의 여신이 8각형의 성찬배를 손으로 받치고 있는 모양으로 만들어졌다. 월드컵 대회의 창시자이자 당시 FIFA 회장이었던 줄리메(Jules Rimet)의 업적을 기려 ‘줄리메컵(Jules Rimet Trophy)’이라 불린다. (지금의 트로피의 공식명칭은 FIFA 월드컵이다.)

(▲ 줄리메컵(Jules Rimet Trophy) ©FIFA Museum)

5. 3번 우승하면 트로피를 영원히 소유할 수 있었다.

줄리메컵은 한 국가가 월드컵에서 3번 우승하면 영원히 소유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었다. 1970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브라질이 사상 처음으로 3번 우승하면서 줄리메컵을 영원히 소유하게 됐다. (지금의 FIFA 월드컵 트로피는 소유할 수 없다. 그 이유는 뒤에 나온다!)

6. 현재 트로피는 1974년 처음 공개됐다.

브라질이 줄리메컵을 소유하게 되면서, 이를 대체할 새로운 트로피가 필요해졌다. 멕시코 월드컵이 끝나고 FIFA는 1974년에 열릴 제10회 FIFA 월드컵 대회를 위해 새로운 트로피 디자인을 공모했다. 총 53개의 작품이 접수됐고, 그 가운데 지금의 트로피 디자인이 선정됐다. 제10회 월드컵은 서독(지금의 독일)에서 열렸으며, 우승도 서독이 차지했다.

7. 이탈리아 작가가 트로피를 디자인했다.

FIFA 월드컵 트로피는 이탈리아 작가인 고(故) 실비오 가자니가(Silvio Gazzaniga)의 작품이다. 그는 UEFA(유럽 축구 연맹)컵, UEFA 슈퍼 컵, 21세 이하 및 23세 이하 UEFA컵 등 다양한 트로피들을 디자인했다. 그중에서도 역시나 월드컵 트로피가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되고 있다.

(▲ 실비오 가자니가(Silvio Gazzaniga) © FIFA.com)

8. 트로피를 거머쥐었던 나라는 총 6개국이다.

1974년부터 지금까지 총 11번의 월드컵이 열렸지만, 트로피를 거머쥐었던 나라는 독일(1984년, 1990년, 2014년), 아르헨티나(1978년, 1986년), 이탈리아(1982년, 2006년), 브라질(1994년, 2002년), 프랑스(1998년), 스페인(2010년) 6개국으로 압축된다.

9. 첫 번째 트로피는 두 차례 도난 끝에 행방불명 됐다.

안타깝게도 줄리메컵은 두 차례 도난 끝에 행방불명 됐다. 첫 번째는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을 앞두고, 런던에서 전시회를 하던 중에 도난당했다. 우승컵 없이 월드컵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 되면서, 전 세계가 발칵 뒤집혔다. 다행히 7일 뒤 트로피가 모습을 드러내는데, 런던 남쪽 지방에서 주인과 함께 산책을 나온 ‘피클스(Pickles)’라는 강아지에 의해 정원에서 발견됐다.

(▲ 피클스(Pickles)가 트로피를 발견한 곳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Getty Images)
 

하지만 비극은 다시 일어났다. 1970년 브라질이 월드컵 트로피를 영구적으로 소유하게 되면서 브라질 축구 협회 본부에 전시하게 되는데, 1983년에 도난당한 뒤로 영원히 찾을 수 없게 되어버린 것이다. 현재 브라질은 복제품을 만들어 보관하고 있다.

10. 처음 트로피를 찾았던 강아지는 영화에 출연했다.

1966년 트로피를 찾아냈던 강아지 ‘피클스(Pickles)’는 같은 해 3월 29일 ‘The Spy with a Cold Nose’라는 코미디 영화에 출연했고, 4년 뒤 1970 멕시코 월드컵에도 초대됐다.

11. 각 나라의 국가 원수 혹은 월드컵 우승 선수만 트로피를 만질 수 있다.

줄리메컵이 도난당한 뒤, FIFA는 ‘각 나라의 국가 원수나 월드컵 우승을 경험한 선수가 아니면 그 누구도 트로피에 손댈 수 없다’는 규정을 만들었다. 축구 선수들에게 월드컵 트로피를 만지는 것이 영광으로 여겨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승리한 독일 선수들이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환호하고 있다. (사진 출처: Facebook @trophytour))

12. 트로피는 약 3억 원의 보험에 가입되어 있다.

줄리메컵과 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FIFA는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25만 스위스 프랑(한화 약 2억 7000만 원) 상당의 보험에 가입해두었다.

13. 월드컵 우승팀은 트로피 복제품을 받는다.

첫 번째 트로피였던 줄리메컵은 3번 우승한 국가가 소유할 수 있었지만 현재는 트로피 소유권이 완전히 FIFA에 있다. 즉, 우승해도 트로피를 가질 수 없다는 이야기다. FIFA 월드컵 우승국은 진품 트로피를 잠시 보관하다가, 도금된 복제품을 받는다.

14. 진품 트로피는 FIFA 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다.

FIFA 월드컵 트로피는 스위스 취리히에 위치한 FIFA 본사에 있다가, 2016년부터 FIFA 세계 축구 박물관(FIFA World Football Museum)에 보관되고 있다.

15. 일반인들이 트로피를 가까이서 볼 수 있도록 ‘트로피 투어’를 개최한다.

일반인들이 FIFA 월드컵 트로피를 눈앞에서 볼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을 것이다. FIFA 월드컵의 오랜 파트너사*인 코카-콜라는 2006년 독일 월드컵부터 ‘FIFA 월드컵 트로피 투어(FIFA World Cup™ Trophy Tour)’를 진행해오고 있다. 트로피 투어는 전 세계 축구팬들이 월드컵 진품 트로피를 직접 눈앞에서 보며 월드컵의 성공을 기원하고 감동을 나누는 행사로, 축구와 관련된 다양한 이벤트와 프로그램도 함께 즐길 수 있다. 올해로 4회째를 맞았다.

* 코카-콜라는 FIFA의 가장 오래된 파트너사 중 하나로, 1930년 우루과이에서 열린 제1회 월드컵에서 경기 관람객들에게 음료수를 제공하면서 월드컵과 첫 인연을 맺은 후, 1974년 FIFA와 공식 협정을 맺고 1978년부터 FIFA 월드컵 공식 후원사로 활동하고 있다.

(▲ 사진 출처: 인스타그램 @trophytour)
 

(▲ 사진 출처: 인스타그램 @trophytour)
 

(▲ 2014년 한국에서 열린 FIFA 월드컵 트로피 투어 모습)

16. 트로피 투어를 위해 코카-콜라 비행기가 제작됐다.

FIFA 월드컵 트로피는 코카-콜라 비행기를 통해 전 세계로 운반된다. 전 세계를 여행하는 트로피의 모습은 아래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