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 가면 꼭 먹어봐야 할 7가지

2018. 06. 18

한 번도 가본 적 없던 나라를 처음 방문할 때 느끼는 설렘은 언제나 좋다. 새로운 것을 보고, 듣고, 또 먹으면서 느끼는 즐거움이 있기 때문이다.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이 열리면서 러시아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가운데, 에디터 또한 취재차 러시아에 다녀왔다. 월드컵 때문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곳이었지만, 직접 다녀온 러시아는 몇 번이고 다시 찾고 싶을 만큼 매력적인 곳이었다. 이곳에서 먹고 마신 특별한 음식과 음료, 그리고 실패하지 않는 메뉴 주문법까지 전수(?)한다.

1. 수박 오이맛 스프라이트

비행기에서 내리는 순간, 공항의 모습, 지나가는 사람들의 표정, 날씨 등 여러 가지 요소에 의해 그 나라에 대한 ‘첫인상’이 결정된다. 처음 공항에 도착했을 때 마주한 것은 수박 오이맛 스프라이트. (저니 에디터 아니랄까봐 나도 모르게 본능적으로 음료 자판기를 찾고 있었다.)

수박 오이맛 스프라이트는 러시아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오이맛 스프라이트’에 수박 맛을 첨가해 새롭게 출시한 버전이다. 이 음료를 처음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의심을 품지만, 막상 마시고 나면 하나같이 “제법 괜찮은데?”라고 말한다. 첫 맛은 오이인데, 끝 맛은 수박인 이 미묘한 조합! 오이와 수박의 묘한 케미에 이끌려 자꾸 마시게 된다. 오이와 수박의 시원함과 스프라이트 특유의 청량함은 찰떡궁합!
 

  • 맛: ★★★★☆ (호불호가 있을 수 있어, 별 4개!)
  • 한줄평: 러시아의 시작은 수박 오이맛 스프라이트로!
  • TIP: 현지 마트보다 공항에서 더 쉽게 구할 수 있다. 

2. 러시아 전통 음식

러시아에 왔으면, 첫 끼는 러시아 전통 음식으로 시작해보자. 이것저것 시키고 나면, 한국 밥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친숙한 비주얼을 만날 수 있다.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인 ‘올리비에’‘미모사’는 러시아의 국민 샐러드라고 불릴 만큼 러시아인들이 즐겨먹는 음식이다. ‘펠메니’‘바레니키’는 ‘러시아식 만두’로 고기, 감자, 야채, 과일 등 다양한 속 재료가 들어가며, 바레니키는 좀 더 송편같이 생겼다. 먹고 있으면, 짜릿한 코카-콜라와 청량함 가득한 스프라이트가 절로 당긴다.

한국 관광객들에게 ‘러시아의 김치찌개’라 불리는 ‘보르쉬’는 러시아식 전통 수프로 양고기와 야채, 마늘 등으로 볶아낸 볶음밥 요리 ‘플로프’와 함께 먹으면 금상첨화! ‘커틀릿’ 또한 러시아인들의 식탁에 빠질 수 없는 메뉴로 특히 닭가슴살로 만든 커틀릿이 인기가 많다.
 

  • 맛: ★★★★★
  • 한줄평: 러시아에서 느끼는 고향의 밥상(?)
  • 추천 식당: 바레니치나야 No.1 (Вареничная № 1). 체인점이라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3. 햄버거

코카-콜라와 최고의 궁합을 자랑하는 햄버거도 러시아에서 꼭 먹어봐야 할 음식이다. 햄버거를 주문하면, 생각지도 못한 식재료가 ‘갑툭튀(갑자기 툭 튀어나옴)’ 해서 놀랄지도 모른다.

내가 맛본 것 중에 독특했던 첫 번째 재료는 ‘고수’. 동남아의 식재료라고 생각했던 고수가 알고 보니 러시아에서도 굉장히 흔하게 사용되고 있었다. 햄버거에서 고수를 만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기에 더욱 신선한 충격이었다. (하지만 맛은 훌륭했다!)

이 외에도 두툼한 패티 속에 ‘가지’를 넣은 햄버거도 있었는데, 가지 또한 러시아인들이 굉장히 좋아하는 식재료라고 한다. 러시아에 가면 꼭 햄버거를 시켜보자! 그 속에서 생각지 못한 조합을 발견하는 것은 먹는 재미를 더해준다.
 

  • 맛: ★★★★★
  • 한줄평: 햄버거의 변신은 무죄!!
  • TIP: 실패하고 싶지 않다면, 햄버거 재료 구성을 꼼꼼하게 확인하고 주문하자. 

4. 블린

러시아식 팬케이크인 ‘블린’은 러시아인들이 가장 즐겨먹는 음식 중 하나다. 밀가루 반죽을 얇게 구워 여러 가지 토핑과 함께 먹는다. 햄과 치즈, 다진 고기, 연어, 캐비어, 닭가슴살, 버섯 등을 넣어서 아침으로 많이 먹으며, 스트리트 푸드로도 인기가 많아 여행하면서 출출할 때 먹어도 좋다.

밀가루 반죽이 고소하고 담백하며, 두껍지 않아서 부담도 없다. 생크림, 아이스크림, 꿀, 잼 등을 발라 가볍게 디저트용으로 즐기기도 한다.

어떤 토핑을 넣어 먹느냐에 따라 맛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잘 선택해서 주문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1개는 실패, 2개는 성공했다.) 망고, 민들레, 녹차가 함께 어우러진 퓨즈티도 추천! 달달함과 상큼함, 깔끔함이 어우러져, 어떤 음식과도 잘 어울린다. (다음에 러시아에 가면 퓨즈티 열 병을 캐리어에 넣어올 작정이다.)
 

  • 맛: ★★★☆☆ (어떤 토핑을 넣어 먹느냐에 따라 맛이 천차만별이다.) 
  • 한줄평: 음식계의 트랜스포머! 아침이면 아침, 디저트면 디저트! 필요에 따라 자유자재로 만들어 먹을 수 있다.
  • 추천 식당: 블린 전문 체인점 Теремок.  가격도 저렴하고, 종류도 다양하다. 

5. 조지아 음식

러시아에서 가장 맛있고 훌륭한 음식으로 손꼽히는 조지아 음식. 그중에서도 가장 맛있었던 것은 조지아식 치즈 빵 ‘하차푸리’다. 피자와 비슷한데, 따끈따끈한 빵을 쭉- 찢어 계란 노른자에 폭- 찍어 먹으면…! 고소해서 기절(?)할 수도 있으니 조심하자.

조지아 전통 수프인 ‘하르초’는 매콤한 맛이 강해 우리 입맛에 잘 맞지만, 고수 향 때문에 호불호가 나뉠 수 있다. 조지아식 만두인 ‘힌칼리’는 가운데 꼭지가 아래로 가도록 뒤집어서 먹는 것이 정석이며, 다 먹고 꼭지는 버려도 된다. 우리나라처럼 감자 만두, 야채 만두, 고기 만두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닭을 납작하게 만들어 마늘, 고추, 전통 양념과 함께 구워 만든 치플료녹 타바카는 한국인 입맛 100% 취향 저격! 맛이 없을래야 없을 수가 없다. 함께 마시는 코카-콜라 바닐라도 별미. 메뉴판에서 만나게 된다면 꼭 한 번 주문해보길. 
 

  • 맛: ★★★★★  
  • 한줄평: 두 번, 아니 세 번 드세요!
  • TIP: ‘고수’를 싫어한다면, 주문 전에 미리 빼달라고 요청하자.  

6. 킹크랩과 각종 해산물

모스크바에는 바다가 없어, 해산물 요리점이 엄청나게 많지는 않다. 가격대도 조금 나가는 편이지만, 그래도 해산물은 놓칠 수 없는 선택! 잘 찾아보면 캄차트카산 킹크랩과 새우 등 러시아 각지에서 온 신선한 해산물 요리를 즐길 수 있는 곳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특히 킹크랩은 엄청난 꿀벅지(?)를 자랑하는데, 비주얼부터 감탄이 절로 나온다. 러시아 바다에서 건져 올린 신선한 해산물과 함께 하는 짜릿한 코카-콜라 한 잔은 여행의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이 외에도 해산물을 넣은 올리비에 샐러드, 신선한 게살을 가득 올린 샌드위치, 해산물 수프, 해산물 모듬 그릴 등 다양한 해산물 요리들을 취향껏 즐기고 또 즐기자. 백야가 있는 러시아의 하루는 너무나 길다!

내가 방문한 해산물 레스토랑은 들어가자마자, 이렇게 다양한 해산물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사실 모형인 줄 알고 쿡쿡, 찔렀다가 직원에게 저지당했다. 그렇다. 저 탐스러운 비주얼은 모형이 아니라 실제였다.
 

  • 맛: ★★★★★
  • 한줄평: 이거 실화냐?
  • 추천 식당: Marea Restaurant 

7. 샤슬릭

우리나라에 삼겹살이 있다면... 러시아에는 샤슬릭이 있다!? 쇠꼬챙이에 고기와 야채를 꽂아 숯불에 구워 먹는 샤슬릭은 러시아인들이 외식할 때 자주 먹는 음식 중 하나다. 원래는 양고기를 뜻했지만, 요즘에는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 다양한 샤슬릭들을 찾아볼 수 있다.

꼬치 채로 먹는 것이 정석이지만, 먹기 좋게 적당한 크기로 썰어서 나오는 곳도 많다. 여행의 피로를 풀고 싶은 날, 샤슬릭을 먹으며 코카-콜라 한 잔 들이키면!! 캬~ 지상낙원이 따로 없다.
 

  • 맛: ★★★★☆
  • 한줄평: 지친 하루를 달래줄 한 끼
  • 추천 식당: Шашлык-машлык(Shashlyk-Mashlyk). 구 아르바트 거리에 위치. 샤슬릭 전문점으로 라이브 공연도 펼쳐진다. 저녁에 가면 음악을 들으며, 분위기 있게 식사를 할 수 있다.